서론

26년도 절반이 지나갔다. 병천에서의 생활도 거의 다 끝나간다. 2분기는 절망도 느껴보고 행복도 느끼는 희노애락의 분기였던 거 같다. 말로만 했던 나홀로 여행부터 연속된 서류 탈락 그리고 최종 면접까지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본론

나홀로 여행

그토록 가고 싶었던 진해로 나홀로 여행을 갔다왔다. 한 평생 살아온 곳은 청주이지만 태어난 곳은 진해이다. 이 곳의 기억은 너무 어려서 없지만, 이유 없는 끌림이 있었다. 특히, 군항제와 벚꽃 구경을 가고 싶었다. 진해하면 이 두개가 유명하다고 어머니로부터 자주 들었다.

창원에서 진해로 넘어가니 마을 전체가 핑크빛으로 범벅이 되어 있어서 놀랐다. 아마 내가 살면서 본 벚꽃을 합쳐도 진해에서 하루에 본 수보다 적을 정도였다. 여좌천부터 시작해서 경화역까지 벚꽃 명소를 다 둘러봤다. 어렸을 때는 많이 왔다고 하지만, 기억이 하나도 없어 모든 곳이 다 새로웠다.

그렇게 소위 말하는 마창진을 하루 만에 돌았다. 원래는 진해를 돌아오는 날에 가고 넘어가려 했지만, 마산에서 목포로 가는 열차가 있어 여행 계획을 바꿨다. 그렇게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는 여행이 됐다. 목포도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작년 진학사 인턴을 시작하기 전, 해남과 함께 가보고 싶었지만 다리 수술로 인해 가지 못했다.

마산에서 열차로 한 3시간 넘게 가서 도착한 후 바로 밥부터 먹었다. 전라도 여행은 처음이기도 하고, 밥이 엄청 맛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들어갔다. 낚지볶음밥이였는데 엄청 맛있었다. 밑반찬도 원래 잘 안먹는데 밥이 이렇게 맛있으니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나중에 전라도로 식도락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소화 겸 목포근대역사관도 가서 구경을 했다. 그러다가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등산을 해버렸다. 유달산이라는 곳에 올라갔는데, 1시간 걸렸던 거 같다. 올라가면서 체력이 진짜진짜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가방에 짐이 한가득 있었지만 너무 힘들었다. 그만큼 정상에 올라왔을 때 만족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내려갈때는 도저히 갈 자신이 없어서 케이블 카를 타고 내려왔다. 사람이 몰려 다른 손님들과 동승을 해야할 수도 있었는데, 운 좋게 혼자 타고 내려왔다.

그렇게 체력을 다 쓰고, 기념품으로 쫀드기를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 기차를 기다리면서 삼성 서류 탈락 메일이 와서 정신이 아찔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기차에서 쭉 잤다.

절망

여행을 가기전부터 번 아웃이라는 친구와 함께 의지가 꺾였다. 계속 탈락 메일을 받으면서 여태까지 해온 것들이 부정받는 느낌이기도 했고, 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4월 한 달동안은 서류도 안쓰고, 개발도 안 하면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거 같다.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절망만 하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4월 중순부터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지않도록 바쁜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할 것을 찾아다녔다. 초록스터디 Spring AI, 부트캠프 간 형이 준 과제 그리고 CS 공부 등 바쁜 환경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5월에는 4월처럼 부정적인 생각보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

운7기3

6월에는 운이 좋게 강북삼성병원의 최종 면접까지 갔다. 최종까지 간 것도 의아하면서도 기분이 새로웠다. 비록 떨어졌지만, 같이 면접에 들어가신 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최종 면접장에서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쉬운 건 아쉬운거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하반기도 잘 준비해야겠다.

예비군

강북삼성병원 최종 면접이 끝난 다음날 2박3일로 동원예비군을 갔다왔다. 진짜진짜진짜 가기 싫었지만, 빨리 처리하는 것도 좋고 최종 면접 이후에 편하게 쉴수 있어 타이밍도 괜찮았던 거 같다. 셔틀을 타기 위해 증평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하나둘씩 군복입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다들 얼굴에 미소가 아닌 절망이 있었고 나 또한 그랬다. 그래도 생각 이상으로 편하게 있다가 온거 같다. 엄청 덥지고 않았고, 훈련이 힘든 것도 아니였다. 교육을 받으면서 군대 기억이 하나둘씩 지나가는데, 참 좋으면서도 다시는 가기 싫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과거 미화인건가..?

마무리

7월 말에는 자취방 계약이 끝나 이제 청주에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청주에서 하반기를 준비할 거 같다. 하반기에는 공고를 계속 넣어보면서 커머스와 PG 관련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커머스와 PG가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5월부터 들었다. 코인 딜리버리 개발할 때도 재미있었고, 안 해본 것들이 많은 영역이라고 생각되서 이쪽으로 파볼 생각이다. 강북삼성병원에 합불에 상관없이 7월에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참아야할 시기인 거 같다. 참고 참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때 가고 싶다.